소아 환자를 수술할 때 필요한 재료를 구하지 못해 수술을 미루거나 다른 치료법을 선택하는 일이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환자의 키와 체격에 따라 다양한 규격의 재료가 필요한데 수요가 소량인 데다 국내 재료 가격이 턱없이 낮아 기업들이 생산이나 수입을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소아흉부외과에서 심장 수술을 할 때 쓰는 재료인 ‘캐뉼라’ 공급이 반복적으로 중단되고 있다. 캐뉼라는 혈액을 심폐기에 연결하거나 심장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하는 약물을 주입하는 가느다란 관이다. 이 밖에도 조직 확장기, 실리콘 슬링, 프레넬 프리즘, 인공 등골, 영아용 요관 카테터·스텐트 등 소아 진료에 필수적인 재료들의 수입·생산이 중단되는 사례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치료 재료가 없어 수술 일정을 연기하거나 재료 수입·배송을 기다리는 동안 치료 기간이 장기 지연되는 사례도 벌어지고 있다. 치료 재료가 부족해 수술 횟수가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에 일부 치료재는 의료진이 임시방편으로 성인용 재료를 직접 자르거나 변형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귓바퀴가 정상보다 작거나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소이증 귀 재건에 쓰이는 금속 봉합사는 수술 중 간호사가 바늘귀에 와이어를 끼우는 방식을 수십 차례 반복해 직접 만든다.
소아 수술 재료 공급 불안은 수요가 적어 생산 비용은 많이 드는 반면 국내 가격은 낮아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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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건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는 “소아용 수술 재료는 성인용과 달리 환자 나이와 체중,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해 여러 크기와 규격을 갖춰야 하는데, 규격별 사용량이 적어 업체가 직접 생산하거나 해외에서 들여와 판매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진료·수술 일정이 환자 상태가 아니라 치료재 유무에 따라 좌우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소아 치료 재료에 별도 가격 책정 체계를 마련하고, 수요가 적어도 반드시 필요한 품목은 정부가 비축하거나 공급 업체에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곽 교수는 “별도 수가 체계를 마련하고 공급이 중단된 필수 재료에 한해선 한시적으로 수입도 허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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