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일상에 지쳐 영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이 지속되고 있다면, '움프'에 주목해보자. 올가을, 영남알프스의 웅장한 품속에서 제11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UMFF, 이하 움프)가 열린다. 등산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도 괜찮다. 자연은 늘 우리를 품어주고, 놀라운 경외감을 선물처럼 건네곤 하니까.
하늘 아래 펼쳐지는 자연 속 영화관,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도심의 소음이 아득해지고 웅장한 산자락이 하늘과 경계를 맞대는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오는 9월 18일부터 22일까지 이곳은 거대한 야외 극장이자 자연과 인간이 마주치는 모험의 장으로 변신한다. 가벼운 배낭 차림으로 커피나 맥주 한 잔을 들고 밤하늘 아래 스크린을 바라보는 경험, 특별한 영감과 위로가 된다.
사방이 막힌 도심 상영관과 달리 움프의 무대는 복합웰컴센터의 넓은 자연 그 자체다. 실내 상영관인 '알프스시네마'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스크린이 야외에 자리를 잡는다. 3,000석 규모의 개·폐막식이 열리는 움프시네마(UC)를 비롯해 언덕극장(HC), 데크극장(DC), 숲속극장(FC), 아늑한 텐트극장(TC)까지 총 8개의 야외 상영관이 산자락에 둥지를 튼다.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일정은 단연 비박 상영이다. 침낭 하나를 챙겨 야외에서 영화를 감상한 뒤 밤하늘을 지붕 삼아 잠을 청하고, 이튿날 아침 산자락의 맑은 공기 속에서 요가와 명상으로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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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숙소 없이도 영화와 산의 운치를 온전히 누리는 색다른 여정이다.
올해 움프가 던지는 핵심 화두는 ‘도전’이다. 거창한 성공 스토리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 자체의 가치를 조명한다. 주요 출품작인 <전설의 라이트닝 할배>가 대표적이다. 한때 전설적인 등반가였으나 부상과 세월의 흔적을 안은 70대 주인공이 “전설로만 기억되고 싶지 않다”며 다시 난코스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눈물겨운 투쟁 대신 유쾌한 시선으로 여정을 그려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묵직한 용기를 건넨다.
실내외 클라이밍 체험을 할 수 있는 복합웰컴센터 시설(사진=이효태)
영화 상영 외에도 가슴을 울리는 교감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세계 산악 문화 발전에 기여한 이에게 수여하는 울산울주세계산악문화상(UMCA) 강연과 거장들이 참여하는 토크쇼는 산과 삶을 아우르는 깊은 통찰을 선사한다. 가수 카더가든의 감성적인 야외 공연, 밤공기를 가르며 달리는 밤빛 러닝 등 5일간의 여정은 지루할 틈이 없다.
은빛 억새 물결 따라 걷는 길, 간월재
울주, 밀양, 양산에 걸쳐 해발 1000m급 고봉들이 연봉을 이루는 영남알프스에서도 간월재는 단연 백미다. 간월산과 신불산이 어깨를 맞댄 해발 900m 고개에 자리한 간월재는 가을철 눈부신 은빛 억새 평원으로 유명하다.
간월재로 향하는 코스는 크게 두 갈래다
릴황금성
. 복합웰컴센터나 사슴농장 방면에서 시작하는 임도는 완만한 경사 덕에 초보자나 가족 단위 방문객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1시간 30분에서 2시간 남짓 구간의 임도에서는 저마다의 속도로 산을 오르는 이들을 반갑게 마주친다. 반면, 흙길과 바윗길이 이어지는 험로는 구간이 짧은 대신 경사가 가팔라 산행의 묘미를 더한다.
고갯마루에 들어서면 사방으로 아득하게 펼쳐지는 억새 평원과 산객들이 염원을 담아 쌓은 돌탑이 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간월재 휴게소에서 맛보는 따뜻한 컵라면과 구운 달걀은 산행길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휴게소 뒤편 계단을 따라 해발 1069m 간월산 정상에 오르면, 발아래 펼쳐지는 아늑한 마을 풍경과 신불산으로 시원하게 이어지는 웅장한 능선미가 감탄을 자아낸다.
움프 참가 시 상영시간표와 프로그램 정보를 담은 책자를 받을 수 있다(사진=이효태)
스마트하게 UMFF 즐기는 법
티켓 : 일반 영화·페스티벌 3,000원 / 원데이 12,000원(추천 상영작 2편 + 식음료 쿠폰) / 움프 패스 15,000원(5일간 하루 최대 5개 프로그램) / 비박·차박 상영 10,000원
예매 : 전체 좌석의 70%는 움프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매할 수 있으며, 잔여 좌석은 현장 매표소에서 발권한다.
교통: KTX 울산(통도사)역이나 언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343번 버스를 이용해 복합웰컴센터 하차. 행사 기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 10분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 이튿날 아침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