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비빔밥을 소재로 한 뮤지컬 ‘조선셰프 한상궁-전주비빔밥, 그 맛의 완성’이 한층 농익은 연기와 탄탄해진 이야기로 돌아왔다. 전주의 맛을 알리는 데 머물렀던 지난 무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물 간 갈등과 감정선을 촘촘히 쌓고, 새로운 뮤지컬 넘버와 전통예술을 더해 공연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은 ‘조선셰프 한상궁’은 2023년 ‘그 맛의 시작’을 시작으로 ‘그 맛의 여정’, ‘그 맛의 비밀’을 거쳐 올해 ‘그 맛의 완성’에 이르렀다. 지난 28일 전주대사습청 야외무대에서 열린 개막 공연에서는 해마다 작품을 보완해 온 시간이 무대 곳곳에서 드러났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서사다. 올해는 한상궁과 대립하는 최상궁을 새롭게 등장시켜 갈등의 축을 분명하게 세웠다. 전주비빔밥을 둘러싼 이야기가 단순한 음식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인물 간 관계와 선택의 문제로 확장되면서 극의 긴장감도 한층 살아났다.
뮤지컬 ‘조선셰프 한상궁-전주비빔밥, 그 맛의 완성’ 지난 28일 무대 사진. /런파이브 제공
새롭게 추가된 뮤지컬 넘버도 이야기를 뒷받침했다. 인물의 감정을 전달하는 동시에 장면과 장면을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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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판소리와 무용, 퍼포먼스가 더해지며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무대가 만들어졌다. 특히 판소리를 기반으로 활동해 온 ‘남문장터 삼총사’의 등장은 뮤지컬 배우들의 노래와는 또 다른 결의 소리로 전주의 흥을 불어넣었다.
전주를 담아내는 방식도 달라졌다. 전주비빔밥에만 머물지 않고 한지 부채 등 전주의 명물과 역사적 소재를 극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전주대사습청이라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연출도 눈길을 끈다. 배우들은 정해진 무대 안에 머물지 않고 객석 가까이 다가가 관객과 호흡했고, 공연장 전체를 하나의 무대로 확장했다.
이러한 변화는 객석의 분위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비 소식이 예고된 날이었지만 개막 공연이 열린 전주대사습청은 관객들로 가득 찼다. 공연이 시작된 뒤에도 관객들이 계속 자리를 채웠고,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다양한 관객층이 눈에 띄었다. 전주를 찾은 외국인 관객도 공연을 함께 즐겼다.
뮤지컬 ‘조선셰프 한상궁-전주비빔밥, 그 맛의 완성’ 지난 28일 무대 사진. /런파이브 제공
배우들의 연기에서도 4년의 시간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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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의 성격을 대사로 설명하기보다 표정과 몸짓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힘이 생겼고, 배우들 사이의 호흡도 안정적이었다. 특히 지역 예술인들이 중심이 된 무대에서 뮤지컬과 판소리, 무용, 퍼포먼스 등 각기 다른 장르가 따로 놀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어우러졌다는 .이 인상적이었다.
‘조선셰프 한상궁’은 상설공연의 의미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같은 작품을 4년째 무대에 올린다는 것은 같은 공연을 반복한다는 뜻이 아니다. 전년도 무대에서 부족했던 。을 돌아보고 관객의 반응을 반영해 서사와 음악, 연출을 다시 고치는 과정이 쌓여야 한다. ‘조선셰프 한상궁’은 그 과정을 매년 무대에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올해 ‘그 맛의 완성’은 비빔밥 한 그릇의 완성만을 뜻하지 않는다. 전주의 음식과 사람, 전통과 현대, 배우와 관객이 한 무대에서 어우러지는 과정 자체가 이 작품이 말하는 ‘맛의 완성’에 가깝다.
지역을 소재로 한 공연이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만큼 이미 만들어진 작품을 끊임없이 다듬는 일도 중요하다. 4년의 시간을 거쳐 다시 돌아온 ‘조선셰프 한상궁’은 상설공연이 나아갈 수 있는 한 방향을 보여줬다.
‘조선셰프 한상궁-전주비빔밥, 그 맛의 완성’은 오는 11월 13일까지 전주대사습청 야외무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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