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튀르 게랭튀르크 프랑스 소르본대 연구강사(지리학). 본인 제공
“오늘날 산불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경제적·정치적 선택과 국토계획의 결과입니다. 그 선택은 바꿀 수 있습니다.”
산림·산불 분야 전문가인 아르튀르 게랭튀르크(사진) 프랑스 소르본대 연구강사(지리학)는 31일 한겨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올여름 유럽 등 각국을 덮친 산불은 ‘경제 논리’만 따져 숲을 조성한 결과라는 논지다. 산불 위험을 낮추면서 생태적으로 건강한 산림을 만들 길을 그에게 물었다.
게랭튀르크는 최근 산불이 거세진 이유를 지구온난화와 잘못된 숲 관리 방식에서 찾았다. 고온과 가뭄으로 불이 쉽게 붙는 데다, 임업·관광업 상 부가가치가 높은 수종만 심는 ‘단일 재배’가 숲을 불에 취약하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그는 현재 유럽 숲은 “식재 주기가 갈수록 짧아져 나무가 빽빽해지고, (수종 등은) 포장용 판지 산업에 공급하기 유리하도록 최적화 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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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수분을 더 잘 유지하는 ‘혼합림’은 단일수종림보다 불의 확산 속도가 늦다”며 “다른 수종을 제거하고 (소나무 등) 한 수종만 재배하면서 토양이 더 가난해졌다”고 짚었다.
게랭튀르크는 산림지대마다 나무 밀도를 낮추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본다. 숲 안에 탈 만한 물질이 비교적 드문 “완충지대”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그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 가연성 물질이 연달아 이어지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습지를 복원하고, 1㏊당 소나무 밀도를 낮추며 (소나무 외) 일부 나무는 더 오래 자라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는 숲을 생태학적으로도 건강하게 만든다. 게랭튀르크는 “습지를 되살리고 자연경관을 모자이크처럼 다채롭게 하며 수종을 다양화하는 조처는 생물다양성과 숲의 산불 저항력 모두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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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목표는 대체로 양립할 수 있으며 둘의 결합이 산림정책의 토대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기적으로는 바뀐 기후에 맞춘 국토 계획이 필요하다고 그는 본다. 숲, 농지, 도시 지역 모두 “생산량을 극대화하고 수익이 되지 않는 모든 것을 제거하는 식의 접근에서 벗어나, ‘기후 충격’을 흡수할 지역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농지가 한 작물로만 가득 차지 않도록 농·임업 재배를 겸하고, 토지 경계를 콘크리트 담 등이 아닌 생울타리로 바꿀 수 있다. 빗물의 토양 침투를 늘리고 지표에서의 유출을 줄이기 위해서다.
게랭튀르크는 “도시에서도 과도한 광물(콘크리트)화, 토양의 불투수화와 녹지 없는 고밀도 개발이 이뤄져 왔다. 이는 모두 경제적·정치적 역사를 가진 도시계획의 선택”이라며 “고밀도 개발지 가까이에 근린 녹지를 다시 확보하고, 새로운 기후에 적응할 수종을 활용해 공공 공간을 녹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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